토요일 오후 서면 D서적을 찾았다. 2층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본 후 오른쪽 서재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는 책 한 권을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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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원제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낯익은 제목이었다. 책장을 넘기다 10년 전 보았던 애니메이션이 생각났다. 그렇다. 애니메이션으로 이 작품을 감상한 적이 있었다.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던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 (Jean Giono 1895~1970) 의 작품 '나무를 심는 사람'은 작가 장 지오노가 프랑스의 오트-프로방스 지방을 여행하다가 만난 특별한 사람과 숲에 대한 이야기이다. 끊임없이 나무 씨앗을 심은 양치기가 이루어 낸 기적같은 이야기를 문학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황량한 사막과도 같은 프로방스의 황무지에 평생에 걸쳐 참나무, 너도밥나무 등의 씨앗을 심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매일 변함없는 인내와 끈기로 땅을 파고 씨앗을 심었다. 벌거벗은 산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푸르러가고 사람들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저절로 숲이 형성된 것은 처음 본다며, 이 산의 푸르름이 자연적으로 일어난 하나의 놀라운 사건으로 받아 들여졌다. 다행히 엘제아르 부피에의 훌륭한 노력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 숲이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그 지방사람들이 알았다면 아마도 노인의 경건한 지향이 왜곡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숭고한 노력은 많은 사람들을 그 아름다워진 고장으로 초대했고, 범죄가 끊이지 않고 서로 질투하며 싸웠던 그 마을의 사람들을 어느새 평화로움으로 가득차게 했다.

책 일 면에 이런 글귀가 써 있었다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삶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놀라운 인격의 소유자였다. 그 사람의 인격에서 작가는 큰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깨끗해 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분량이 적어서 짧은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다. 이 짧은 단편소설이 13개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하니 그 작품성을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꼭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화가 프레데릭 바크가 5년 반 동안 2만여 장을 그려 완성한 장 지오노의 작품 '나무를 심은 사람'은 1987년 아카데미상 단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당의 피정이나, 교회의 수련회, 시청각 교육용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분도북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간단한 소개 영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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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아주 맑아서였을까? 매일 지나치는 도로변의 가로수가 무척이나 싱그러워 보였다.
요즘 날씨가 좋은 탓인지 사람들의 표정도 매우 밝아 보이는 느낌이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는 예상치도 못한 비가 쏟아져서, 그것도 많이 쏟아져서
퇴근하는 길에 옷이 그만 다 젖어 버렸다. 젖은 옷을 갈아입는데, 어제 찍은 이 사진 생각이 나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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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를 참 좋아한다. 듬직해서 좋고 지나간 세월을 한몸에 다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나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변함없는 태양의 반려자이다.
오늘은  이 사진이 내 마음에 든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입구에 위치한 부산가톨릭농아인복지회에서 찍은 담쟁이덩굴이다.
덩굴을 볼 때마다 오헨리의 단편작 '마지막 잎새'가 생각난다. 글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만
등장인물의 이름 그리고 누가 마지막 잎새를 그렸는지는 까마득한 기억속으로 사라진지 오래다.
아마도 어떤 노인이 그렸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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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겠지만 대강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폐렴에 걸려 죽어가던 한 아이는 자신의 방 창문 밖으로 보이는 담쟁이덩굴의 잎이 다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거라고 이야기 한다. 위층에 살던 노인은 그 아이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비람이 세차게 몰아치던 어느 날 밤에 '마지막 잎새'를 그린다. 그리고 노인은 얼마후 세상을 떠난다.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고 말하던 그 아이는, 세찬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잎새 하나를 발견하고는 희망을 품고 서서히 건강을 회복한다"

기적을 일으킨 '마지막 잎새'...
그 기적은 노인이 바친 희생의 대가이다.

내 삶에는 기적을 일으킬 만한 마지막 잎새가 있는가?
절망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마지막 희망 말이다.

불의의 사고 또는 노후를 대비해서 하나쯤 들게 되는 보험과도 같이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그 '무엇'을 우리는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물질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정신적인 것이고 영적인 것이다.

담쟁이덩굴 '마지막 잎새'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려 보는 시간이다.
삶은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고 늘 갈고 닦으며 준비해야 한다.
특히 마음과 정신이 그러하다.
마음과 정신은 나를 움직이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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