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실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다. 요즘 컨디션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무실 의자가 불편한 것인지 요즘 따라 허리도 계속 아프고, 일요일 지리산 등반 계획도 있고 해서 몸도 사릴 겸 밥만 먹으려고 했는데... 소주 한잔이 들어가면서 그냥 고고싱하기로 했다.ㅎㅎ 속이 따뜻해지는 게 술이 좀 받았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쓰기 때문이다. 쓴맛을 좋아하지 않고 또 취기가 오르고 난 후의 그 못 말릴 용기 같은 것도 사실ㅎㅎ 물론 술자리의 분위기 등등 좋은 점이 많아서 술을 마시는 것이지만...

어제 1차는 보쌈집, 2차는 노래방, 3차는 다시 소주... 정신이 좀 해롱해롱했다. 그런데 3차까지 갔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12시가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ㅎㅎ 좀 더 내달리고 싶었지만, 다들 가정이 있어서 그런지 집에 가려는 분위기였다. 나를 포함한 가정이 없는 직원들도 분위기를 정리하여 각자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내가 어제 어떤 직원분께 "이 주님과 위에 계신 주님은 비슷한 거 같습니다" 하고 얘기를 했다.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해주고 하나로 힘으로 뭉치게 해주는 '술'이기 때문이다. 그 직원분은 위에 계신 '주님'이 더 좋다고 했다. 당연한 소리!

술의 힘이 아니라 너와 나의 인격에서 나오는 힘으로 서로 웃으며 화합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술이 깨고 나면 다시 작은 담을 쌓고 일종의 방어기제를 쓰게 될 것이니, 술은 잠시 그때 뿐인 것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다 좋은 것이다. 서로가 다를 뿐,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나부터도 그러한 진실이 몸에 배지 않았지만, 날마다 깨어 있으려고 노력한다. 마음과 영혼의 자유를 향해 걷고 있기 때문이다.

옆에서 종알종알 아주 아주 떠들어대는 꼬맹이 조카들의 소리도 있는 그대로 듣기 좋은 토요일 오후다...ㅎㅎ



집집마다 좋은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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