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이다. 가을이 시작될 무렵인 9월 2박 3일 지리산 종주를 했다. 8명의 사람들과 함께 50kg 배낭을 메었다. 코펠 등 취사도구며, 텐트, 침낭, 쌀, 반찬, 국거리, 간식, 여벌 옷 등등...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제일 긴 종주코스를 선택한 것으로 기억난다. 동행했던 형님들이 워낙 체력이 좋아서 뛰어다녔었다. 앞서가던 사람들을 다 제쳐가며 뛰어가는 그 느낌... 젊음의 특권일까? 아무튼,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가다 보니 경치를 구경할 여유는 없고 죽으라 뛰고 걸었던 기억만... 물이 없어서 벽을 타고 흐르는 물을 나뭇잎으로 받아서 수통에 채웠던 기억도 난다. 천왕봉에 올라서는 카메라 베터리가 얼어서 라이터로 베터리를 녹여가며 겨우 1컷 찍었던 사진이 앨범에 들어 있다.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진 1장.

세월이 흘러 흘러 다시 지리산에 간다. 하산 하면서 '꼭 다시 오마' 하고 다짐했었는데 7월에 그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지리산도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이 찾다 보니 등산로가 닦여 있다. 그렇지만, 일기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를 해 가야 한다. 요즘은 텐트를 칠 수 없다고 하니 야영하는 맛은 좀 없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밥도 요즘은 햇X 같은 것을 산장에서 간편하게 사서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짐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산에서 해 먹는 밥, 국 얼마나 맛있는가? 요리솜씨가 없어도 산에서 먹는 음식은 꿀맛이다.
건빵 먹는 사람을 쳐다보며 침만 삼켰던 기억도 ...하하


지리산에 다녀오며 내 삶의 중요한 문제들도 정리하고 새로운 다짐으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입산하여 정신을 맑게 하고 가야 할 길을 뚜렷이 보며, 결심과 다짐으로 앞으로 나가련다.
기도의 정신, 맑은 정신으로 변화되어 돌아올 것이다.
삶의 자리에서 새로워지도록...



집집마다 좋은 일! ^^"




+ Recent posts